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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선의 샌더스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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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선의 샌더스 돌풍

2016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힐러리 전국무장관이 압도적 우위를 보일 것이라던 예상을 뒤업고 75세의 샌더스 상원의원이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민주당 첫 경선은 아이오주이며 그 결과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9.8%,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49.6% 표로 승자는 힐러리였다. 민주당은 “역사상 가장 적은 표 차이로 힐러리가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이겼다”고 선언했으나 누구도 샌더스를 패자라 부르지 않는다. 샌더스는 처음부터 “나는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라고 선언했다. ‘다수를 위한 정치’처럼 은유적으로 자신을 암시하지 않고 정치적 성향을 분명하게 선언하고 시작했다.

그는 30년 정치인생에서 민주사회주의자의 길을 걸어왔다고 한다. 버니 샌더스의 대선 공약은 다음으로 요약되고 있다. 1. 대기업 대형투자은행인 IB의 해체 2. 노조설립 의무조항 강화 3. 미국 최저시급 20~25불 이상 법제화 4. 전국민 의료보험법 제정 5. 전국민 고교까지 의무교육 6. 부유세 법인세 소득세 강화로 세금확보 등이다.

그의 이런 공약은 보수계층의 미국인들에게 많은 문제를 제공하였고, 언론에서 공격이 시작되었다. 워싱턴포스트(WP) “샌더스는 극히 일부 미국인에게 소설 같은 상품을 파는 정치인”이라고 공격했고,경제 매체인 포브스가 나섰다. “샌더스의 철학은 고통을 공유하자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미국 금융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의 경제정책을 “18조 달러(약 2경1600조원)짜리 고비용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모두를 위한 건강보험을 도입하면 15조 달러가 들어가고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데 1조2000억 달러가 든다는 것이다. 10년 동안 들어갈 돈이 그렇단 얘기다. 해마다 1조8000억 달러 꼴이다. 미 연방정부 한해 예산은 3조 달러 안팎이다. WSJ 보도대로라면 연방지출 씀씀이가 50% 정도 더 늘어야 한다.

샌더스를 미국 젊은 층이 지지하는 이유는 아마 그동안 그가 걸어온 정치인생이 다른 후보자들과는 무척이나 다르고, 그가 내세운 공약이 기존 후보자들과는 달리 혁신적이고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희망적으로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샌더스의 공약들이 모두 지켜진다면 앞으로 미국의 중산층 다수와 젊은이들이 보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샌더스는 아직 많은 비판세력이 있다. 특히 비교적 그와 가까운 편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쓴 칼럼에서 샌더스의 이상주의를 경계했다. 그는 “루스벨트 프랭클린 대통령도 이상론보다는 정치적으로 실용주의를 내세웠다”며 “루스벨트가 만든 제도는 기존 것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샌더스의 건강보험 공약 등이 기존 것을 대체하려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크루그먼은 “현재까지 샌더스가 거둔 정치적 성과는 의미 없을 수 있다”며 “그는 공화당의 공격 머신에 아직 노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본선에서 보수 세력이 똘똘 뭉쳐 나설 때 샌더스가 ‘브라이언(W.J 1860~1925년)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브라이언은 19세기 말 민주당-인민주의 연합후보로 나서 1896년 대선에서 윌리엄 맥킨리 공화당 후보와 맞서 패배했다. 브라이언은 “월가의 금본위제가 인류를 억압하는 황금 십자가”라고 외치며 월가를 상대로 전쟁을 선언했다. 브라이언은 금은본위제를 주장하며 선거기간 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그의 진보적인 정책에 위기를 느낀 보수진영이 단결해 대선에 실패한 것이다.

미국대선의 결과는 누구도 지금 알수는 없다. 다만 샌더스의 돌풍이 주는 의미는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와 세계에 큰 의미를 던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도 경제민주화, 복지의 확대 등의 정책으로 표심을 얻었으나, 그 정책들은 당선후 사라졌다.

샌더스가 올 미국 대선의 최대 이슈인 불평등을 선점하고 평등과 공존의 가치를 내세워 무명의 후보에서 강력한 대선 후보로 등장한 것이다. 시카고대 칼 루엘린 교수는 “샌더스가 레이건 컨센서스(정치경제 패러다임)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점차 진보적 가치인 루스벨트 컨센서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향후 인류사회는 불평등과 경제의 왜곡과 부의 편재에 대한 도전과 그리고 공생과 공존의 필요성, 고용과 복지의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정책과 정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김홍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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