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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경영ㅣ과학과 종교, 창조와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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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섭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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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는 오래 동안 서로 갈등하거나 대화를 지속해 왔다. 합리성과 과학성을 지향하는 과학과 영성과 신성을 추구하는 종교는 접근방법과 지향하는 세계가 달라 보인다. 이 둘 사이에는 상대방의 주장에 갈등과 긴장만 있는 건 아니다. 미국의 종교학자 존 호트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갈등, 분리, 접촉, 지지라는 네 가지 관점으로 구분한다. 과학과 종교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통의 영역이 있다는 점 또한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과학과의 ‘접촉’에 가장 적극적인 종교는 가톨릭이다. 가톨릭교회는 천문학의 가장 든든한 지원세력이었으며, 이탈리아 신부이자 태양천문학의 선구자 피에트로 세키는 성당 지붕에 설치한 천체망원경으로 별들을 관찰했고, 빅뱅 이론을 창안한 조르주 르메트르도 벨기에 출신 사제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 신자에 비해 진화론을 더 많이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13명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 중 45퍼센트가 ‘인간은 다른 생물 종에서 진화했다’고 응답했다. ‘인간은 신에 의해 창조됐다’고 응답은 32퍼센트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 동일한 조사에서는 창조론 36퍼센트, 진화론 29퍼센트였다. 지난 10여 년 동안 창조론보다 진화론을 믿는 응답자가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개신교 신자 133명 중 75퍼센트, 천주교 신자 65명 중 42퍼센트가 창조론을 믿는 반면, 천주교 신자 31퍼센트, 개신교 신자 14퍼센트가 진화론을 믿는다고 응답해 개신교는 창조론이, 천주교는 진화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과 종교’(www.ohkh.net)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오경환 신부(프란치스코, 인천교구)는

“가톨릭교회는 유신론적 진화론을 지지한다”며, “이는 하느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하느님이 생물의 진화와 인류의 진화에 처음부터 관여했고 지도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진화론”이라고 설명했다. 가톨릭은 19세기 말 진화론과 반목한 이래 과학과 신앙이 모순되지 않는다는 포용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물론 낙태나 줄기세포 이용처럼 과학윤리를 둘러싼 갈등이 유지되고 있기는 하다.

근래 창조과학이란 학문분야에서 창조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연구와 주장을 해왔다. 물론 하나님의 오묘한 창조의 섭리와 비밀을 인간의 제한된 지식과 지혜로 평가하고 밝히려는 노력을 폄하하고 제한적으로 이해하려는 흐름도 있었다.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은 오래고 지난한 것이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으로 새로운 시각과 깨달음들이 양쪽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도 한다. 창조와 진화에 대한 논의는 우선 당사자의 신앙과 믿음에 관한 것이 우선한다. 자신이 믿고 신뢰하는 신앙과 종교의 가르침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고, 그런 가르침을 넓혀나가려는 노력은 귀하다. 가톨릭 교황청은 십자군 원정, 마녀 사냥, 진화론 등에 대해 중세와 다른 입장을 피력해 오고 있기도 하다.

한국갤럽은 “올해 3월 교과서 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가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 실린 시조새 등 진화론 관련 내용을 삭제 혹은 수정해 줄 것을 교육과학기술부에 요구하면서 인류의 기원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됐다”며, “창조론과 진화론을 둘러싼 인류의 기원,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시조새 내용의 삭제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함”이라고 조사를 실시했다. 갤럽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2퍼센트가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 진화론의 근거로 시조새 내용이 ‘계속 실려야 한다’고 했으며, 19퍼센트만 ‘삭제돼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39퍼센트였다. 이를 종교별로 보면, 천주교와 불교 신자는 각각 42퍼센트가, 종교가 없는 사람의 47퍼센트는 ‘계속 실려야 한다’고 답한 반면, 개신교 신자는 ‘계속 실려야 한다’가 30퍼센트, ‘삭제돼야 한다’가 31퍼센트로 대등하게 나뉘었다.

물론 인류의 창조와 진화를 설문조사로 결정할 수는 없다. 이는 오랜 인류의 고민이며 과학과 지혜의 총체를 모아 해결하고 설명하고자 노력해온 과제이기도하다. 아니면 영원히 인류가 해결하지 못할 주제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연과 창조세계를 겸허하고 두려움으로 사랑하고 공존, 공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와 다른 남을 비판,냉대하고 타도한다면, 같은 이유로 나도 같은 대접을 받게 되고 , 마침내 온 인류는 공멸의 전쟁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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