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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목사의 강단여백 - 방송 사고와 시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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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권사님, 방송 사고란 말이 저희 교회 영상예배에 새삼스럽게 등장했습니다. 방송국을 그만두고 나서 한동안 잊고 살았던 단어입니다. 방송국에 있을 때 종종 듣던 말입니다. 사고라고 해야 세상 기준으로 보면 별것 아닙니다만 방송국에서는 2-3초만 하던 말을 중단하고 아무 말도 안 해도 사고입니다.

 할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잔기침이라도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평소에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 뉴스시간에 제 자리에 앉아 뉴스를 진행하는 것은 상식인데 만의 하나 새벽이나 낮이라도 자기 시간을 잊어버렸을 때는 난감합니다. 음악프로그램에서 곡명을 잘못 말하거나 최소한 30분 전에는 대기해서 큐시트를 점검해야 하는 진행자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몇 분 늦는다면 큰일입니다. 대형사고입니다.

 

방송사의 각종 방송사고 유형들

 

 음악 프로그램에서 심의에 통과되지 않은 곡이나 방송국 기준으로 정해진 금지곡을 틀어도 큰일입니다. 예를 들면 기독교방송에서는 동정녀 마리아가 천주교에서는 신학적으로 성모 마리아로 칭송되어 아베마리아로 불립니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개신교의 방송에서는 성모마리아란 표현이 들어간 말이나 음악은 틀지 않습니다.


 프로그램 전후의 광고도 천만금을 준다고 해도 술 관련 광고는 하지 않습니다. 방송사의 정체성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퇴폐적인 음악도 틀지 못합니다. 꼭 방송해야 한다면 데스크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를 고를 때에도 세상의 인기는 물론이고 사회적인 책임과 도덕적인 잣대도 포함해서 검증합니다.


 이런 기초공사가 끝나면 큐시트에 분초단위까지 계산해서 방송시간을 딱 맞춥니다. 길어야 20-30초는 브리지 음악이나 공익광고, 성경말씀, 캠페인 등으로 앞뒤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연결합니다. 시그널 음악이 다소 길어지기도 하고 짧아지는 것을 청취자는 눈치 못 채지만 방송밥을 먹었던 사람들은 금방 알아챕니다.


 프로그램에서 개인에게 이익이나 손해를 줄 수 있는 직접적인 광고가 될 소재는 삼갑니다. 그런가하면 방송국에는 총무국과 같은 지원부서와 편성 보도 기술국 등의 현업부서가 있습니다. 뉴스를 취재하는 보도국과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편성국은 서로 다른 입장에서 방송프로그램을 만듭니다.


 보도국의 뉴스는 길고 긴 사건을 짧게 핵심만 내보냅니다. 한 사건으로 길어야 20-30초 방송합니다. 길어지면 늘어지고 핵심을 놓치게 됩니다. 그런가하면 같은 사건이라고 해도 편성국의 프로그램은 짧아야 10분이고 긴 경우 1시간 혹은 여러 회에 걸쳐 방송합니다. 요즘은 보도와 편성의 영역을 넘나들기도 합니다만 기자가 쓴 30초짜리 스트레이트 기사가 편성국 피디의 한 시간짜리 기획물이 되기도 한다는 말씀입니다.

 

아슬아슬한 우리교회 영상예배와 방송사고

 

 하라는 말보다 하지 말라는 것이 많은 방송프로그램은 방송의 뼈대인 큐시트로 준비해서 방송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엔지니어, 진행자, 담당피디, 선임피디 등 여러 사람이 공유하고 꼼꼼하게 진행을 확인합니다. 그래서 그 큐시트 범위에서 벗어나면 방송사고가 됩니다. 제작자의 큐 사인으로 오프닝 멘트가 시작되고 맨 마지막에는 클로징 멘트로 한 프로그램이 완성됩니다.


 늘 사용하는 오프닝 음악으로 방송의 색깔을 입히고 중간 중간 코너가 바뀔 때마다 음악으로 징검다리를 만들고 방송의 마지막은 내일을 기대하게 만들고 방송 프로그램의 주장을 클로징 음악과 멘트로 정리하길 반복합니다. 그렇게 쌓이다보면 프로그램의 성격이 청취자들에게 각인됩니다.


 유 권사님, 예배처럼 뉴스나 방송프로그램 내용은 늘 새롭게 바뀌지만 방송형식과 포맷은 바뀌지 않습니다. 청취자와 방송국의 기본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열정하나로 예배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예배 환경이 바뀌면서 알게 모르게 방송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방송국 같았으면 시말서도 수십 번 쓰고 정직 감봉도 여러 번 받고 급기야는 사표를 써야할 그런 아슬아슬함이 상존합니다. 어서 속히 좋아져서 대면예배를 바탕으로 방송사고 없는 영상예배를 함께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정찬성 목사(브라질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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