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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영성의 정의 (김수천-협성대 영성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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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영성의 정의 (김수천-협성대 영성신학교수)

몇 년 전 세계적인 영성 철학자 디팩 초프라의 방한을 뉴스전문 TV 채널에서 보도하는 것을 보았다. 초프라는 하바드대 출신 의사로 전통 의학에 심리 치료와 영성 치료를 접목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것은 우리 시대의 영성에 대한 관심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교회 밖은 물론 교회 안에서도 아직까지 영성에 대한 이해에 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기독교적 영성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기독교적 영성의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삶과 사역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닮는 것이 기독교적 영성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은 주로 5가지의 사역을 행하셨다. 첫째, 기도와 묵상의 사역, 둘째, 복음전도의 사역, 셋째, 성령의 능력 가운데 치유와 축사 같은 카리스마의 사역, 넷째, 이웃 사랑의 사역, 다섯째, 사회 정의의 사역이다. 예수님의 이러한 사역에 착안하여 우리 시대 개신교 최고의 영성신학자로 꼽히는 리차드 포스터(Richard Foster)는 그의 책 생수의 강에서 2천년간 이어온 기독교 영성의 흐름을 6가지로 정리하며 영성가들 가운데 각 전통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것은 첫째, 묵상의 전통으로 3세기 이집트 사막 수도의 아버지 안토니(Antony of Egypt), 둘째, 성결의 전통으로 존 웨슬리, 셋째, 카리스마의 전통으로 성 프란시스, 넷째, 사회정의의 전통으로 퀘이커교도인 존 울먼(John Woolman), 다섯째, 복음전도의 전통으로 성 어거스틴, 여섯째, 성육신의 전통으로 웨슬리의 어머니 수산나 웨슬리를 들고 있다. 여기서 성육신의 전통이란 일상에서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삶을 말한다.

예수님은 인성과 신성을 동시에 지니셨기에 다섯 가지의 사역을 모두 행하셨다. 하지만 영성가들은 각자의 은사에 따라 한 가지 혹은 두 세 가지의 사역만 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오래전부터 한국교회 안에 건강한 교회 모델에 대한 담론이 있어 왔다. 건강한 교회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예수님이 하셨던 5가지의 사역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교회가 아닐까? 물론 그러기 위해 우리는 팀 사역을 할 필요가 있다. 목회자라 하더라도 자신이 받은 은사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독교적 영성의 정의를 내려 보고자 한다. 학자마다 다소 다른 견해들을 말하지만 필자는 한 마디로 기독교적 영성이란 “성령 안에서 기쁨으로 고난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영성이란 성령을 통한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사는 삶이다. 그런데 그것이 고난과 연결되는 것은 하나님의 본성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주고 또 주시는 분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선지자들을 보내신 하나님은 끝내 순종하지 않는 그들을 위해 독생자를 주셨다. 독생자를 통해 구원 받았으나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는 신자들을 위해 또 성령을 주셨다. 한 없이 주시는 분이다. 그런데 신자가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며 하나님과 교제하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본성을 닮는 것이다. 부부가 평생 함께 살면 서로 성향이 비슷해지며 외모도 닮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먼저 영성의 길을 갔던 동방정교회는 신자의 영혼이 신의 성품을 닮는 것을 자신들의 신학적 비전으로 삼았다 (벧후 1:4). 그런데 왜 고난의 길이 기쁠까? 그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요한복음의 포도나무 비유에서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고 하셨다. 예수님이 의미하신 기쁨은 고난의 길을 통해서 경험되는 기쁨이었다. 그렇다! 우리의 영혼을 가득 채우는 진정한 기쁨은 사랑하는데서 온다. 그리고 그 사랑의 정점은 나도 고난의 길을 갈 때 경험된다. 십자가 고난의 길을 가는 만큼 우리의 기쁨은 충만해 지는 것이다. 우리의 사랑과 열정으로는 그 길을 갈 수 없지만 우리가 날마다 성령을 통한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거할 때 우리도 그 길을 갈 수 있다. 이것이 영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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