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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주걱을 든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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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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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봄백 (Erma Bombeck)이라는 사람이 주부들에게 ‘전쟁을 없애는 묘안’을 공모하였는데 1등으로 뽑힌 묘안은 “어머니들을 징집하여 나무주걱을 들고 일선에 나가게 하라”였다. 이 묘안은 공교롭게도 큰 아들이 군대에 입대 하려고 집을 떠나는 날 동생과 주먹질을 하며 싸웠고, 이 때 나무주걱을 든 채 급히 두 아들 사이에 뛰어들어 싸움을 말렸던 어머니에게서 나왔던 것이다.
이명박(MB)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화해의 상징이요 통로인 금강산 관광도 북한에서 우리 관광객의 피살사건으로 인해 중단되었고, 여러 측면에서 대북관계가 계속 긴장 속에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얻어가는 북한이 너무 예의가 없고 안하무인격이라서 주고도 욕먹는 상태만이라도 벗어나도록 좀 버릇을 고쳐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늘 벼랑 끝 전술로 실리를 추구해온 북한 정권 입장에서는 남쪽의 요구대로 고분고분하기 보다는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더 거세고 강하게 나오게 마련이라는 생각이 강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간의 불신과 긴장이 깊어만 갔고 드디어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까지 일어나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 두 사건을 당하면서 자존심이 극도로 상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도대체 우리 군은 뭘 했느냐?’, ‘왜 10배 100배나 응징하지 못했느냐?’ 하는 질책을 쏟아 내고 있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시는 도발을 꿈도 꾸지 못하도록 뜨거운 맛을 보여주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과 울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입장에서 NLL은 명백한 북방한계선이기 때문에 NLL을 넘지 않고 우리 영해인 안쪽으로 포를 쏘는 사격 연습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요, 우리의 주권문제이다. 그러나 NLL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북쪽에서는 자기 영해에다 포를 쏘았기 때문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도발이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
이러한 남북한의 현격한 입장차이 속에 우리는 월등한 경제력과 무기 및 화력으로 북을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북쪽에서는 핵무기로 위협하며 더 큰 소리를 치고 있다. 이럴 때 남과 북에서 화해나 대화의 목소리를 내는 자는 매국노나 역적으로 몰리거나, 혹은 빨갱이나 미제 앞잡이로 몰리고, 강경하게 나가는 자만 애국자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제2연평해전이 우발적 사고냐? 계획된 도발이냐? 등의 문제로 남남 갈등이 계속 깊어만 간다면 그 결과는 양쪽 모두에게 엄청난 희생, 전쟁, 그리고 공멸할 것이 불 보듯 뻔하게 된다.
이러한 남북한의 첨예한 대립 관계를 바라보면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만은 막아야 되겠기에 나라의 흥망성쇠와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만 바라 볼 수 밖에 없다. 모든 문제의 근원적인 해답이시요, 기도를 명하시고 기도응답을 약속하신 우리 주님께 더욱 기도할 뿐이다.
나무주걱을 든 채 싸우는 두 아들 사이에 급히 뛰어들어 말렸던 어머니가 그립다. 두 아들의 입장이 누가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두 아들의 싸움을 말리는 일이 가장 시급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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