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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와 함께 하는 성경여행- 마가복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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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 이희우 목사

꽃이 진 그 자리에/ 어느새 소리 없이/ 고운 열매가 달렸어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나면/ 수고의 땀이 맺어주는/ 기쁨의 열매, 내가 아파서 흘린/ 눈물 뒤에는/ 인내가 낳아주는/ 웃음의 열매, 아프고 힘들지 않고/ 열리는 열매는 없다고/ 정말 그렇다고, 나의 맘을 엿보던/ 고운 바람이/ 나에게 일러줍니다”(이해인 시집 작은 기쁨에 담긴 열매라는 시)

 

고운 열매가 소리 없이 맺히기까지의 힘든 과정을 알려주는 그 고운 바람처럼 우리의 마음을 보시는 예수님은 비유를 통해 씨는 물론 열매를 맺는 결정적 요소 중 하나인 에 대한 말씀을 주셨다. 그때 뿌리는 자는 말씀을 뿌리는 것이라고 설명하신 14절을 보면 이 비유에서 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런데 창조의 능력과 부활의 권능을 지닌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씨앗이 사랑이라는 흐름(context)으로 뿌려져도 사람의 마음 밭에 따라 결실이 천양지차(天壤之差)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 밭인데 예수님은 그 마음 밭을 말씀의 씨앗이 전혀 뿌리 내리지 못하는 길가(way side), 감추어 있는 두터운 돌덩이 때문에 뿌리를 뻗지 못하는 돌밭(stony ground),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또 다른 욕심으로 말미암아 전혀 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는 가시덤불(thorns), 30, 60, 100배의 결실을 맺는 좋은 땅(good ground)으로 구분하셨다. 그 중 길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마음일까?

 

1) 굳은 마음

 

길가란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단단히 굳어진 땅을 가리킨다. 아무리 좋은 씨앗이라 해도 도무지 그 씨앗이 땅속에 들어갈 수 없다. 땅이 너무 단단하기 때문이다. 그런 땅에서는 열매는커녕 꽃도 볼 수 없다. 문제는 그 사이에 새가 와서 먹어버린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그 새를 사탄(satan)이라며 사탄이 뿌려진 말씀을 빼앗는 것으로 설명하셨다.

 

이 길가 밭은 굳은 마음과 닫힌 마음을 뜻한다. 자기 편견과 생각에 사로잡혀 굳어버린 마음이자 도무지 진리의 말씀에 문을 열지 않는 닫힌 마음이다. 아무리 은혜의 소낙비가 쏟아져도 지붕이나 뚜껑으로 덮고 있다면 그곳은 마른 땅 그대로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늘 우리 시대 사람들이 그렇다. 지금은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시대가 아니다. 마음만 있다면 말씀은 언제나 곁에 있다. 문제는 마음이다. 현대인들의 굳은 마음, 닫힌 마음이 기근(famine)을 불러왔다. 그래서 삭막하다.

 

2) 종교적 편견

 

대표적인 사례가 바리새인들(Pharisees)이다.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그토록 배척했던 이유는 종교적 편견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다져놓은 율법이나 하나님에 대한 견해가 너무 확고했다. 그래서 도무지 다른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예수님과는 안식일(Sabbath)과 관련하여 생각이 너무 달랐다. 그들은 안식일에는 일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힌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치유 받은 사람들과 어려운 처지에 있던 사람들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예수님의 사역을 비난할 뿐이었다. 그들과는 정결법(淨潔法) 문제로도 충돌했다. 그들은 손을 씻어야 한다고 했지만 예수님은 마음을 깨끗하게 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성경은 인간의 완고함에 대해 여러 번 경고했다. 요나서는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던 완고한 선민의식에 대한 경고였고, 욥기는 편협한 율법관에 대한 경고였다. 요나(Jonah)는 앗수르(Assyria)의 수도인 니느웨(Nineveh)가 망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Job)의 세 친구들은 죄를 지으면 벌 받고 의를 행하면 복 받는다는 인과응보(因果應報) 교리에 집착했다.

 

3) 마음이 굳어진 이유

 

마음이 굳어진 이유는 무엇보다 교만 때문이다. 그저 우물 안 개구리일 수 있는 알량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한 자기 생각을 너무 과대평가하며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틀에 맞는 박제화된 우상을 섬길 따름이다. 다른 이유는 죄를 들 수 있다. 창세기에 보면 가인(Cain)은 동생 아벨(Abel)을 죽인 자기 죄에 대해 사람들이 보복할까봐 두려워하지만 가인의 후예 중 라멕(Lamech)은 아예 죄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오히려 77배의 보복을 하겠다며 사람 죽이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없다(4:23-24). 또 다른 이유는 상처를 들 수 있다. 흔히 몸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아프다고 한다. 한 번의 큰 상처는 작은 충격에도 마음을 닫게 할 수 있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사회는 더 삭막해지고, 사람들은 더 강퍅해져 외딴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도덕과 사랑 민감 지수는 고대의 소돔과 고모라와 비교할 수조차 없다. 영적으로 무지하고, 죄에 대한 감각도 없고, 사랑도 없다.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사회는 단절되고 말았다. 주님은 너희 묵은 땅(fallow ground)을 기경하라”(10:12)고 하신다. 그래야 가을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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