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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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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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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전 교수 이종전 교수

코로나19’로 명명된 우한 발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공포와 침묵의 어두움으로 몰아넣고 있다. 봄이 오는 날이건만 봄맞이는 언감생심이다. 그 많던 사람들과 차량들이 어디로 갔는지? 지난 주말 저녁 서울 강남에 다녀오면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서초에서 인천까지 불과 30분 남짓밖에는 걸리지 않았다. 가끔씩 지나는 차량들이 신기할 만큼 한산했다. 평소의 주말 같으면 가장 막히는 길이건만, 그 많던 차량들이 모두 어리로 갔단 말인가?

그런가 하면 식당엘 가도 손님이 없다. 찾은 식당에는 우리 일행 밖에는 없었다. 더 놀라운 것은 손님을 맞는 직원들의 표정이다. 무표정이라는 말이 이해가 될 듯한 지극히 형식적인 응대를 할 뿐이다. 손님이 와도 반갑지만 않은 그런 표정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무심한 표정으로 형식적인 응대를 하고 있는 직원의 모습은 나로 하여금 잠시 침묵하게 했다. 손님이 없는 상태에서 찾아든 손님이 반가웠으련만 나가달라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왜 왔는가?” 하는 정도의 표정이었다.

그러다보니 바이러스가 주는 직접적인 피해보다 사람들의 관계에서 더 큰 고통과 어려움이 만들어질 것이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든다. 바이러스의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서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인데, 바이러스를 빙자해서 사람들끼리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더 그렇다. 실제로 당장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안 되고 있다. 오가는 사람은 물론 웬만하면 병원도, 마트도, 외출을 자제함으로 거리에는 사람이 없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한국을 찾는 이들이 없고, 한국인들 역시 외국으로 나갈 수 없는 상태, 그야말로 고립된 상태가 되어가는 것 같다.

실제로 이제는 전 세계의 1/3에 해당하는 국가들이 한국인 입국을 거부한다고 전해졌다. 바이러스의 원산지는 중국의 우한이건만 오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국인을 꼭 집어서 입국은 물론 한국 국적기의 착륙을 불허하는 나라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온 세계가 자국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한국인 입국을 불허하겠다는 것이다. 우한코로나 19로 인해서 한국인이 경계의 대상으로 배척을 받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만큼 코로나 19’가 주는 공포심이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안에서도 다르지 않은 논란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이나 바이러스 확진자에 대한 제한과 격리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그로 인해서 형성되는 관계에 대한 불신은 앞으로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인지?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바이러스의 유행이 잠든 다음에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대할 수 있게 될지? 그것이 더 두렵고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이렇게 위기가 있을 때 본능적으로 배척과 불신이 형성되는 것은 인류의 역사에서 결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 불신과 배척의 관계가 있었고,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는 각각 다른 입장으로 뒤바뀌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대구시가 부족한 의료진을 수급하기 위해서 의료진을 긴급하게 모집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대구로 가겠다고 자원한 의사와 간호사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9시 현재 853명이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연일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 대구로 가겠다고 신청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느낌이다. 그래도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러나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 그리고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저력이 있기 때문에 소망이 있다는 생각이다. 비록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만 정쟁을 일삼고 있지만 국가는 국민이 세우는 것이기에, 그리고 국민의 국가이기에 소망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런 난국에 국가의 지도자들의 행태는 기대할 것이 없지만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 스스로 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하는 모습은 눈물이 겹도록 감사한 마음이다.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온 국민이 힘들어해도 정치지도자들보다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들의 수고가 위로가 된다. 정작 마스크 한 장도 해결해주지 못하면서 국민을 위한 것처럼 온갖 소리는 다 하고 있는 정치권의 현실은 국민의 아픔과 거리가 멀다.

이러한 난국은 불신과 반목, 정쟁을 통해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 만일 계속해서 불신과 반목과 정쟁을 한다면 코로나 19’가 남기는 것보다 더 큰 아픔과 고통이 남겨질 것이다. 과거 일제 강점기와 6.25사변을 겪으면서, 그리고 과거 우리 역사에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인 최악의 상황에서 불안을 경험하면서도 슬기롭게 극복한 예를 보면 이러한 때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특별히 그리스도인은 조금 더 의연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자신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책임과 도리에 충실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섭리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의 한없이 나약함을 깨달아 철저하게 은혜와 긍휼을 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을 통해서 우리를 향해서 말씀하시는 무언의 말씀을 들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신총회신학연구원 원장/ 어진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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