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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의 강단 아래서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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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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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

인류역사는 주머니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주머니를 생각하면 우리가 입는 각종 옷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옷뿐인가? 각종 가방, 트렁크, 배낭, 심지어는 지갑들도 주머니를 고려한 것인가 아닌가로 그 종류를 달리한다.

최근에는 휴대폰을 보호하는 밀착 케이스에도 카드주머니가 있을 정도다.

주머니의 사전적인 의미는 “자질구레한 물품이나 돈 등을 넣기 위해서 아가리를 졸라매어 허리띠에 차거나 들도록 만든 물건, 염낭 조끼 주머니 호주머니 따위의 총칭”이다.

주머니의 사전적인 의미와 속담

그리고 이어서 “주머니 끈을 조른다” “주머니 돈이 쌈지 돈” “주머니에 들어간 송곳이라” 등의 속담을 범례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주머니 끈을 조른다는 말은 돈을 아껴 쓴다는 뜻이고,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이라는 말은 한집안 식구끼리는 네 돈 내 돈 가릴 것이 없다는 뜻으로 푼다. 그리고 같은 뜻으로 ‘중 양식이 절 양식’이란 말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주머니에 들어 간 송곳’이란 말은 숨겨지지 아니하고 자연이 드러나 선악을 가리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다 라고 설명한다.

주머니와 관련해서 국어사전은 ‘주머니를 털다, 주머니떨이, 주머니 쥐, 주머니 칼’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는 항목을 따로 두고 있다.

사전적인 의미는 그런데, 최근에 교회 공사를 하면서 미장일을 하는 안토니오의 복장에서 무릎에 덧댄 이중 삼중의 신기한 주머니를 발견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몸을 짓 갈며 극성맞게 장난치다보니 무릎과 엉덩이에 빵떡 같이 덧댄 바지를 입은 기억은 있다. 군대에 가서도 작업복으로 무릎에 한겹덧꿰맨 옷을 입었다. 그리고 특별히 유격장에서 입었던 유격복장에는 어깨쪽, 무릎과 엉덩이에 천을 덧대서 줄타기를 하거나 험한 훈련에 견디도록 한 유격복을 입은 적이 있다.

내가 요즘 입고 공사 일을 돕는 등산용도로 만든 조끼는 주머니가 여러 개가 달린 기능성 옷이다.

그런데 이번 교회 건축을 도우면서 보니까 안토니오의 바지에서 겹겹으로 일부러 만든 무릎주머니가 있는 옷을 보았다.

무릎주머니 속에는 판판한 스폰지 소재의 네모난 조각을 넣어서 무릎 꿇고 작업을 해도 무릎을 보호하도록 했다.

 

안토니오의 무릎주머니 옷은 일등공신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말이 그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바닥을 바를 때는 흙손과 시멘트 갠 것을 담는 통뿐만 아리라 무릎보호대 주머니가 필요하겠다싶다.

무릎보호대는 기성복이 아니라 일반 작업복에 일부러 무릎 쪽에 천을 댄 맞춤옷이었다. 내 신발 발등에 쇳조각을 댄 작업화는 기성품이지만 그의 작업복은 맞춤이다. 안토니오의 맞춤옷이 우리교회 리모델링의 일등공신이다. 이제 이번 주간에는 부엌과 아래층 주일학교 다용도실과 옆 물받이 두 평짜리 하늘보이는 아래위층 통짜 공간 타일작업으로 안토니오와 에데바우의 공사는 대장정의 끝이다. 그리면 당분간은 안토니오의 ‘무릎 주머니 바지’는 우리 모두의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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